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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산지에서 우거지가 제품이 되기까지

밭에서 걷은 배추가 제품이 되기까지 거치는 단계는 네 개입니다. 선별해 씻고, 대형 증숙기에 삶고, 삶아낸 것을 다시 씻고, 압축해 냉동 포장합니다. 단계 자체는 단순하지만 각 단계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록하는지가 제품의 균일함을 만듭니다.

가공장에 들어온 배추 원물이 담긴 노란 크레이트 더미

들어오는 순서가 곧 작업 순서입니다

가공장 마당에 크레이트가 쌓이는 순서는 밭에서 걷은 순서 그대로입니다. 먼저 들어온 원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 상자를 내려놓는 위치부터 그날의 작업 순서가 정해집니다. 겨울 성수기에는 하루에 여러 밭에서 원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 순서가 흐트러지면 자숙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집니다.

작업장에 줄지어 쌓인 노란 크레이트
들어온 순서대로 쌓인 원물 상자. 먼저 들어온 것부터 세척 라인으로 넘어갑니다.
집게차로 수확 마대를 들어 올려 차에 싣는 모습
밭에서는 집게차로 마대를 실어 보냅니다. 가공장까지 오는 시간이 짧을수록 선별에서 빠지는 양이 줄어듭니다.

선별과 세척에서 대부분이 결정됩니다

흙과 이물질을 씻어내는 단계지만, 실제로는 선별이 함께 이뤄집니다. 상한 잎이나 억센 줄기는 이 단계에서 빠집니다. 뒤 공정에서는 이미 삶아진 상태라 골라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람 손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곳이 여기입니다.

같은 날 같은 밭에서 온 원물이라도 물길에 가까웠던 자리의 배추는 수분을 더 머금고 있습니다. 밭에서 표시해 보낸 이 상태가 다음 단계의 자숙 시간을 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대형 증숙기에서 삶습니다

자숙은 대형 증숙기에서 합니다. 온도와 시간을 정해 두고 관리하기 때문에 계절이 바뀌어도 삶은 정도가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정해진 값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넘어온 원물의 수분 상태에 따라 시간을 조금씩 조정합니다.

삶는 정도는 품목마다 다릅니다. 오래 끓이는 메뉴에 쓰이는 배추우거지는 조직이 남도록 짧게, 부드러운 식감이 필요한 쪽은 조금 더 길게 잡습니다. 업장에서 쓰시는 조리 방식을 미리 알려주시면 이 단계에서 맞춰 드릴 수 있습니다.

자숙 설비를 지나 이송되는 우거지
자숙을 마친 우거지가 이송 라인을 지납니다. 이 뒤에 한 번 더 세척합니다.

삶은 뒤에 한 번 더 씻습니다

자숙이 끝난 우거지는 그대로 포장하지 않고 다시 씻습니다. 삶는 과정에서 잎 사이에 남은 것들을 마지막으로 걷어내는 단계입니다. 공정을 하나 더 두는 만큼 시간이 들지만, 업장에서 받았을 때 따로 헹구는 손을 줄이기 위한 단계입니다.

압축해서 냉동합니다

씻어낸 우거지는 물기를 뺀 뒤 압축해 포장하고 급속 냉동합니다. 압축은 부피를 줄이려는 목적만은 아닙니다. 공기가 적게 남을수록 냉동 중에 잎 표면이 마르는 정도가 덜하고, 해동했을 때 잎이 부스러지는 일도 줄어듭니다.

압축해 포장한 우거지 냉동 블록이 쌓인 모습
압축해 포장한 상태. 이대로 급냉고로 들어갑니다.

산지와 가공장이 가깝다는 것

이 네 단계가 특별한 공정은 아닙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밭과 가공장 사이의 거리입니다. 원물이 트럭에 오래 실려 있을수록 잎은 숨이 죽고, 그만큼 선별에서 빠지는 양이 늘어납니다. 그날 걷은 것을 그날 처리할 수 있으면 이 손실이 줄어듭니다.

해남 마산면의 가공장에서 밭까지는 차로 오가는 거리입니다. 앞 단계의 기록이 뒤 단계로 그대로 넘어가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밭 원물인지 되짚을 수 있는 것도 이 거리 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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